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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관련 정보

야생의 맹수 늑대는 어떻게 반려견이 되었을까

by 댕도기 2023.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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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친숙한 개

애교 넘치고 말귀도 척척 알아듣고 귀여움마저 가득한 인간의 둘도 없는 친구 개, 개는 다른 동물들과 달리 견종에 따라 덩치와 생김새가 천차만별로 다양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견종으로 알려져 있는 그레이트데인은 무려 체고가 약 70~80cm에 달합니다. 반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견종인 치와와의 체고는 약 13~20cm로 알려져 있죠. 엄청난 차이가 나지만 개는 모든 견종을 통틀어 생물학적으로 하나의 같은 종입니다. 학명으론 canis lupus familiaris라고 하죠. 생물학적으로 같은 종이기에 서도 다른 종을 교배해 자손을 낳는 것도 가능합니다. 요즘 귀여운 외모로 유행하는 말티푸(말티푸와 푸들의 교배 잡종)와 세계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잡종견들이 그 증거입니다. 개는 인간의 필요와 목적에 의해 수많은 품종으로 개량을 거치면서 생물학적 상식을 벗어난 예외적인 사례가 됐죠. 약 200년 전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부터 이루어진 품종 개량을 통해 다양한 외형과 성향을 지닌 개들이 현재까지 우리와 함께 하게 되었지만 사실 개는 인간과 아주 오래전부터 서로 상호협력적으로 긴밀하게 우대적인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습니다.

개는 언제부터 인간과 함께한 것일까?

수천 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발견된 미리가 있습니다. 여느 미라들은 모두 사람의 미라였지만 독특하게도 개의 미라가 발견된 것입니다. 이 개 미라는 왕가와 왕의 무덤에 함께 매장되었는데 사후 세계에서도 함께 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17년, 사우디 아라비아 슈와이미스 지역에서 약 9000년 전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암각화가 발견되었는데 이 암각화에는 인류와 개가 함께 사냥을 나서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인류와 개가 함께 사자를 사냥하는 모습이 담겨있죠. 다른 예도 있습니다. 1978년 고고학자인 사이먼 데이비스 교수는 이스라엘 지역에서 개와 사람이 함께 묻혀있는 유골 화석을 발견하게 됩니다. 연대 추정결과 약 13,000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죠. 유골의 주인은 당시 50대로 추정되는 여성이었고 그녀의 왼손에 보듬고 있는 개의 화석이 함께 있었던 것이죠. 이는 개와 인류가 친밀한 관계로 함께 생활을 했었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다른 가축들처럼 개도 인류의 농업이 발전하는 시점부터 점점 가축화가 되었을 것이란 추측을 해볼 수 있게 합니다.

길들일 수 없는 늑대를 변화시킨 인간 

몽골 서부,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에 알타이(Altai)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카자흐족이 살고 있는데 이들에게는 늑대굴에서 새끼를 꺼내와 인류의 손에 기르는 전통 풍습이 있습니다. 이런 풍습이 이어진 계기는 늑대가 마을의 가축을 자꾸 해처서 이를 막고 늑대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해 생겨났다고 합니다. 늑대굴에서 어미 몰래 새끼 늑대를 데리고 와 말뚝에 줄을 매어 새끼 늑대를 기르는 모습입니다. 이제 막 눈을 뜬 새끼 늑대들은 현재의 어린 강아지와 별다른 점이 없습니다. 시간이 흘러 인간의 손에 길러진 어린 늑대는 유사 반려견의 모습을 띄기도 합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카자흐족은 늑대를 계속 키우지 않습니다. 6개월 이상 성장한 늑대는 점점 야생성을 보이고 본능으로 인해 점점 사람을 경계하고 공격적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더 이상 가를 수 없는 늑대를 가죽시장에 팔아 이윤을 남깁니다. 대부분 사람손에 길러진 늑대들이 이렇게 죽습니다.

인류는 어떻게 늑대를 반려견으로 복종시킬 수 있었을까?

오스트리아의 동물행동학자 인 콘라트 로렌츠 박사의 저서 [인간, 개를 만나다]의 내용에는 나약한 늑대가 짝짖기나 먹이를 찾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무리에서 도태되었고 살아갈 길을 찾다가 인간의 무리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여느 인간들은 늑대를 쫓아내려고만 했지만 한 인간이 먹이를 던져 주었고 그것을 받아먹거나 그 행위를 기다릴 수 있는 늑대가 시간이 지나 개로 변화해 갔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동부의 도시 하라르(Harar) 이 도시 마을에는 저녁이되면 특이한 손님들이 마을을 방문합니다. 바로 야생의 하이에나들입니다. 야생에선 먹이를 두고 사자와 다툴정도로 맹수인 하이에나가 특이하게도 인간이 있는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받아먹습니다. 사람들이 부르는 소리에 반응하며 꾀나 익숙하게 먹이를 받아먹는 모습이 길들여진 것처럼 보이죠. 마을 사람들은 수십 년 전부터 인근에 있는 하이에나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먹이를 주고 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경계심이 워낙 높아서 멀리 던저주다가 점차 거리를 좁혔고 현재는 사람 옆으로 다가와 손으로 주는 먹이도 받아먹는 하이에나도 있습니다. 늑대가 개로 길들여진 것과 흡사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하이에나 새끼를 대려다 기르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이유는 새끼의 울음소리가 너무 시끄럽고 그 소리를 들은 어미가 더욱 공격성을 들어냈기 때문이죠. 이제는 더 이상 하이에나를 가축화하려 하지 않고 지금의 거리까지만 다가오도록 유지하고 있습니다. 만약 수천 년의 시간이 흐른다면 하이에나도 인류를 통해 가축화가 가능할까요?

은 여우 번식 실험

러시아에 위치한 노보시비리스크 세포학 및 유전학 연구소(가축화의 과정을 실험하고 있는 연구소입니다.)에선 은여우 번식 실험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실험을 처음 시작한 이는 드미트리 벨라예프(1917~1985), 러시아의 유전학 박사입니다. 1959년 은 여우 100마리를 선별하여 여우들의 번식 과정을 통해 늑대가 개로 길들여지는 과정을 제연하고자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류드밀라 트루트(노비시비리스크 세포학 및 유전학 연구소 연구원, 벨라예프 실험 동료)가 말하길 실험은 아주 단순하다고 합니다. 새끼가 태어나면 공격성을 들어내지 않는 순한 여우들만 선별하여 번식을 시킵니다. 이렇게 50세대를 넘게 이어온 번식 실험은 이제 야생 여우를 집에서 키우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선별되어 번식을 거듭한 여우들은 집안에서 강아지와 같은 행동을 보입니다. 사육장 안에 있는 여우들 또한 공격적인 모습은 없고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모습을 보입니다. 꼬리를 흔드는 모습은 전형적인 개의 모습이죠. 꼬리를 흔들고, 낑낑 소리를 내며 부르고, 반기고, 사람이 오면 감정이 담긴 소리를 냅니다. 이런 행동 변화는 실험 4세대 만에 나타난 모습입니다. 반면 연구소에선 온순하지 않은 여우들도 똑같이 번식을 하고 있는데 번식 결과 사람 손만 닿아도 공격성을 들어내는 모습을 보입니다. 야생의 모습 그대로 본능이 이어저 오고 있는 것입니다. 벨라예프의 은 여우 번식 실험을 통해 늑대가 개로 변하며 가축화되고 나아가 인류의 영원한 친구인 반려견으로 변화되어 온 과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여우를 개와 똑같다고 할 순 없습니다. 가축화가 되었다는 것은 울타리 밖으로 빼줬을 때도 사람과 함께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여우를 입양받아 기르는 실험도 진행 중이지만 여우는 본성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개인주의 적인 동물이며, 관계를 맺고 유대관계를 쌓는 것이 개처럼 자연스럽지 않다고 합니다.

동물의 가축화

늑대가 가축화되면서 두개골의 길이가 짧아지고 앞면의 경사도가 급해지는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얼굴은 점점 더 귀여워지게 변하였죠. 뇌의 크기도 줄어들었는데 전반적인 크기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공격성, 경계성을 관장하는 부분의 뇌 일부가 작아졌습니다.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인간은 동물의 경계심을 낮추길 바랐고 따라서 인간의 손에 길러진 동물들은 더 이상 야생 생태계에서 먹이를 찾고 자신들을 보하는데 쓰였던 높은 시력과 경계심이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야생동물처럼 재빠른 반사 신경이나 반응속도 또한 불필요했습니다. 가축의 대표적 동물인 돼지의 뇌를 살펴보면 시각과 후각 중추가 야생에서 의 모습과 비교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느낀 점: 가축화란 동물이 진화함에 따라 외부자극에 충동적으로 반응하는 공격성을 줄이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먼 옛날 우연의 일치로 사람의 곁에 머물게 된 한 늑대는 때론 버려지기도 했지만 세대를 거듭하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았고 그 과정에서 더 친근함을 느낄 수 있고 경계심과 공격성이 줄어든 늑대가 인간 무리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늑대는 사회화 동물임으로 인간과 사회화를 이루며 살게 되었고 점차 개로 가축화되어 현재 사람의 반려견으로써 진화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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